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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FM 94.5 (06:40~06:55, 13:40~13:55, 19:40~19:55)
■ 방송일 : 2026년 04월 02일 (목)
■ 진행 : 이원화 변호사
■ 대담 : 우지형 변호사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를 바랍니다.
◇ 이원화 : 2024년 기준, 대한민국의 연간 성범죄 발생 건수, 무려 3만 3천 건입니다. 신고조차 하지 못한 경우까지 생각하면 실제는 훨씬 더 많아지겠죠. 문제는, 성범죄의 형태가 갈수록 교묘하고, 바다이야기게임사이트 기괴해지고 있단 점인데요. 그렇다면, 지금부터 들려드릴 이 사건, 과연 성범죄라고 할 수 있을까요. 먼저 상황을 듣고, 한 번 판단해보시죠. 어느 날부터인가, 여성A씨의 책상 위에서 수상한 체모가 계속 발견되기 시작했습니다. 책상 위 컴퓨터와 마우스는 물론이고, 자신이 입는 근무복에서도 같은 체모가 잇따라 발견됐죠. 참다못한 A씨, 결국, 자신의 자리에 사이다쿨 직접 홈캠을 설치했습니다. 그리고, 그 영상 속에서 발견한 범인의 정체는 정말 충격이었죠. 범인은, 평소 자신을 딸처럼 아껴준다던, 50대 남성 임원이었습니다. 자 그러면 이쯤에서, 다시 처음 질문으로 돌아가보죠. 자신의 체모를 반복해서, 피해자의 책상과 물건, 옷에 가져다 놓은 이 행위, 과연 성범죄로 볼 수 있을까요? 심지어 이와 비슷한 체액테러 사건에 바다이야기pc버전다운 서도 피해자들은 성적 수치심과 공포를 호소했지만 성범죄가 아닌 재물손괴로만 처벌되는 경우가 대다수였죠. 누가 봐도 성적 굴욕감과 공포를 주는 행위를, 왜 성범죄로 처벌하지 못하는가... 이건 입법 공백, 법의 사각지대 때문인데요. 그렇다면 정말 방법은 없는 걸까요. 현행법은 어떻게 달라져야할까요. 오늘 사건엑스파일에서 이 문제,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릴게임바다이야기 ◇ 이원화 : 안녕하세요. 사건엑스파일, 이원홥니다. 로엘 법무법인, 우지형 변호사와 함께 합니다. 변호사님, 어서오세요.
◆ 우지형 : 안녕하세요, 로엘법무법인 우지형 변호사입니다.
◇ 이원화 : 듣기만 해도 정말 소름이 끼치는 사건입니다. 남잔데도 기분이 찝찝한 느낌이 드는데, 여성분들이 얼마나 이 릴짱 상한 느낌이 들지 상상이 잘 안 돼요.일단, 어떤 일이 있었던 건지, 사실 관계부터 짚어주시죠.
◆ 우지형 : 네, 사건은 지난해 8월 인천의 한 업체에서 시작됐습니다. 30대 여성 직원 A씨는 출근할 때마다 자신의 책상에서 정체모를 체모를 발견하기 시작했는데요. 처음엔 우연이라 생각했지만, 노트북 사이, 마우스 패드 위, 심지어 의자에 걸어둔 근무복 주머니 안에서까지 반복적으로 발견됐습니다. 극도의 공포를 느낀 A씨는 사내에 CCTV가 없다는 점을 알고 개인용 홈캠을 설치했습니다. 그리고 영상에 찍힌 범인의 정체는 충격적이게도 평소 A씨를 딸처럼 아낀다던 50대 임원 B씨였습니다. B씨는 A씨가 출근하기 10분 전쯤, 빈 A씨의 자리에 접근해서 자신의 체모를 뿌리고, 마우스에 이물질을 묻히듯 손을 비비는 기괴한 행동을 일삼았습니다. 발각된 후 B씨는 "나도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 호기심이었다"는 황당한 변명을 남기고 퇴사했습니다.
◇ 이원화 : 행위 자체도 너무 기괴합니다만, 특히 더 논란이 된 지점은 이겁니다. 수사기관이 이걸 어떤 혐의로 봤냐. 성범죄가 아니었죠?
◆ 우지형 : 그렇습니다. 피해자는 가해자를 성폭력처벌법, 스토킹처벌법, 모욕, 재물손괴 등 4가지 혐의로 고소했지만, 경찰은 '재물손괴' 혐의만 인정하여 검찰에 송치했습니다. 나머지 성범죄와 스토킹 관련 혐의는 모두 '불송치' 결정을 내렸는데, 이는 가해자의 행위가 현행법상 성범죄의 '구성요건'을 충족하지 못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 이원화 : 이 방송을 듣는, 거의 대부분이 납득이 안 된다, 하실 겁니다. 누가 봐도 성적인 의도, 성적혐오감을 일으키는 행위인데 왜 성범죄가 아니라 재물손괴만 적용됐냐. 도대체 어떤 한계 때문에 이런 결론이 나온 거죠?
◆ 우지형 : 우리 형법상 강제추행이나 성범죄가 성립하려면 기본적으로 '사람에 대한 직접적인 신체 접촉'이 있거나, 폭행 또는 협박이 수반되어야 합니다. 하지만 이 사건 가해자는 피해자가 없는 '빈 자리'에서 '물건'을 대상으로 범행했습니다. 즉, 물리적인 강제력 행사나 신체 접촉이 없었기에 법리적으로 강제추행을 적용하기 어렵다는 것이 수사기관의 전형적인 해석입니다. 결국 성적 수치심을 유발했음에도 불구하고, 물건의 효용을 해쳤다는 '재물손괴'만 남게 된 것입니다.
◇ 이원화 : 그러면 많은 분들이 궁금하실 겁니다. 강제추행이나 성폭력처벌법 위반이 성립하려면 어느 정도의 접촉이나 행위가 있었어야 했던 건가요?
◆ 우지형 : 현행 실무에서는 가해자의 체액이나 체모가 피해자의 '신체'에 직접 닿거나, 피해자가 착용 중인 '옷'에 묻었을 때 비로소 추행의 가능성을 검토합니다. 옷을 벗어둔 상태에서 벌어진 일은 '사람'이 아닌 '물건'을 대상으로 한 행위가 되어버리는 입법 공백 상태인 것이죠.
◇ 이원화 : 단순 장난이나 일회성도 아니고, 계속 반복적으로 범행을 저질렀잖아요. 스토킹처벌법도 어렵습니까?
◆ 우지형 : 사실 이 부분이 가장 큰 쟁점입니다. 스토킹처벌법상 '물건 등을 두는 행위'는 명백한 스토킹의 한 유형입니다. 가해자는 수개월간 반복적으로 피해자의 전용 업무 공간에 불쾌한 물질을 두었으므로 반복성과 지속성이 인정됩니다. 하지만 수사기관은 가해자의 행위가 피해자의 생명이나 신체에 직접적인 위협을 가하는 수준에 이르지 않았다고 보거나, 체모를 법령상의 '물건'으로 보기에 소극적으로 해석했을 가능성이 큽니다.
◇ 이원화 : 아마도 이런 행위를 할 당시에 피해자가 몰랐기 때문에 이런 해석을 했던 거 아닌가 싶기는 한데요. 실무상에서 수사기관이 소극적으로 적용하는 데에는 이유가 있을 것도 같은데요.
◆ 우지형 : 수사기관은 '죄형법정주의' 원칙에 따라 법에 명시된 구성요건을 엄격하게 해석해야 합니다. 새로운 형태의 기괴한 범죄가 발생했을 때, 판례가 없는 상황에서 섣불리 성범죄를 적용했다가 무죄가 나오면 수사기관 입장에서는 부담이 됩니다. 특히 성범죄는 신상정보 등록 등 보안처분이 따르기 때문에 재판부도 신체 접촉이 없는 경우 매우 보수적으로 판단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 이원화 : 모욕죄는 어떻습니까?
◆ 우지형 : 모욕죄가 성립하려면 '공연성', 즉 불특정 다수가 알 수 있는 상태여야 합니다. 하지만 B씨는 아무도 없는 이른 아침 빈 사무실에서 은밀하게 범행했습니다. 피해자만이 그 결과를 확인했기 때문에 제3자에게 전파될 가능성이 낮다고 보아 공연성 미비로 처벌이 어렵습니다.
◇ 이원화 : 그런데 형사상 성범죄 성립 여부와는 별개로, 직장 내에서 상급자가 부하직원에게 이런 행동을 했다면 노동법적으로나 회사 내부 징계 치원에서는 또 다르게 평가할 여지가 있을 것 같은데, 직장 내 성희롱, 혹은 갑질, 문제 삼을 여지는 없겠습니까?
◆ 우지형 : 형사처벌과는 별개로, 노동법상으로는 명백한 '직장 내 성희롱'이자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합니다. 남녀고용평등법상 성희롱은 상대방에게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모든 언동을 포함하며, 반드시 신체 접촉을 요하지 않습니다. 실제로 동료의 텀블러에 체액을 넣은 공무원의 경우, 형사적으로는 재물손괴였지만 행정적으로는 "공직 사회에 대한 신뢰를 실추시킨 심각한 성희롱"으로 보아 해임 처분이 정당하다는 판결이 나온 바 있습니다.
◇ 이원화 : 방금 전 사건은 이른바 체모 테러였고, 이보다 더 자주 거론되는 게 체액 테러 사건이거든요. 신발이나 여성의 머리에 체액을 뿌리거나 텀블러나 음료에 넣어두는 그런 사건들도 있었죠? 실제 어떤 사건들이 있었는지 대표적인 사례들을 짚어주시죠.
◆ 우지형 : 네, 말씀하신 대로 정말 기가 막히고 황당한 사건들이 그동안 꽤 많았습니다. 첫 번째는 '텀블러 사건'입니다. 서울시의 한 공무원이 사무실에서 여성 동료의 텀블러와 생수병에 수차례나 자신의 체액을 넣은 일이었는데요. 이 사건으로 피해자는 사무실에서 물조차 마시지 못할 정도로 극심한 충격에 빠졌습니다. 두 번째는 대학교에서 벌어진 '신발 테러'입니다. 도서관 같은 공용 공간에서 여학생들이 벗어둔 신발에 몰래 체액을 묻힌 사건인데요. 공부하러 온 학생들이 가장 안전해야 할 학교 안에서 이런 끔찍한 일을 당한 겁니다. 세 번째는 많은 분이 기억하실 '버스 머리카락 사건'입니다. 시내버스 안에서 앞자리에 앉아있던 여성의 뒷머리에 체액을 뿌린 경우였죠. 그런데 당시 재판부는 피해자와 가해자 사이에 '직접적인 신체 접촉'이 없었다는 이유로 무죄 판결을 내렸고, 이 결과가 알려지면서 사회적으로 엄청난 공분을 샀습니다. 마지막은 최근 발생한 '차량 손잡이 사건'입니다.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 한 남성이 여성 이웃의 차량 조수석 손잡이에 체액을 바르고 달아난 사건인데요. 가해자는 같은 아파트 주민이었고, 피해 여성을 오랫동안 스토킹해온 정황까지 드러나 충격을 줬습니다.
◇ 이원화 : 그런데 이런 사건들도 대다수가 앞서 설명해주신 것과 비슷한 이유로 재물손괴로만 처리된 경우가 많았다고 하는데, 2024년 용산 카페 사건은 이례적으로 강제추행도 함께 적용됐다, 알고 있거든요. 어떤 차이가 있었던 거죠?
◆ 우지형 : 네, 용산의 한 카페에서 여직원의 음료에 체액을 넣은 20대 남성 사건입니다. 처음엔 역시 재물손괴로 입건됐으나, 피해자가 "극심한 성적 수치심과 공포를 느꼈다"며 강제추행 혐의를 적용해달라는 의견서를 적극적으로 제출했습니다. 경찰은 피해자의 음료 마시는 행위 자체를 가해자가 지켜보며 성적 만족을 얻으려 했다는 점 등 여러 정황을 고려해 이례적으로 강제 추행죄를 적용하여 송치했습니다. 이는 수사기관이 법리를 확장하여 적극적으로 해석하기 시작한 중요한 변화의 신호라고 볼 수 있습니다.
◇ 이원화 : 그러면 결국 다른 사건들도, 법 적용 가능성이 아예 없었다기보다 수사기관이나 법원이 얼마나 적극적으로 해석하느냐의 문제기도 한 거잖아요. 그렇다면 앞으로는 변호인들이 더 설득력있는 논리를 만들어서, 기존과 다른 판단, 다시 말해 의미 있는 판례를 끌어낼 가능성, 가능성이 적더라도 필요성, 어떻게 보세요?
◆ 우지형 : 충분히 가능성이 있습니다. 최근 법원은 신체 접촉이 없더라도 피해자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하고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는 행위에 대해 '성적 가해 행위'임을 명시하고 있습니다. 변호인들이 '미필적 고의'나 '물건을 이용한 간접적 추행' 논리를 더 정교하게 만든다면, 재물손괴를 넘어 성범죄로 단죄하는 판례가 쌓일 것입니다. 특히 이번 체모 사건도 피해자가 재수사를 요청한 만큼, 스토킹법 위반 혐의 등에 대해 전향적인 판단이 나올 가능성이 약 30~40% 정도 열려 있다고 봅니다.
◇ 이원화 : 그러면 어떤 방향의 법 개정이 필요하고, 가장 시급히 보완해야할 지점은 뭐라고 보세요?
◆ 우지형 : 성폭력처벌법에 '물건을 대상으로 한 성적 괴롭힘' 조항을 신설하는 것이 가장 확실합니다. 신체 접촉이 없더라도 성적 수치심을 줄 목적으로 타인의 물건에 오물을 바르거나 배설하는 행위를 명확히 성범죄로 규정하여, 성범죄자 알림e 등록이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수강 같은 보안처분이 가능하도록 해야 합니다.
◇ 이원화 : 사건엑스파일, 오늘 저희가 준비한 내용은 여기까지입니다. 여러분은 모두 변호받아, 마땅한 사람들입니다. 사건! 엑스파일! 여러분, 고맙습니다.
YTN 김양원 (newsfm0945@ytnradio.kr)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
■ 방송일 : 2026년 04월 02일 (목)
■ 진행 : 이원화 변호사
■ 대담 : 우지형 변호사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를 바랍니다.
◇ 이원화 : 2024년 기준, 대한민국의 연간 성범죄 발생 건수, 무려 3만 3천 건입니다. 신고조차 하지 못한 경우까지 생각하면 실제는 훨씬 더 많아지겠죠. 문제는, 성범죄의 형태가 갈수록 교묘하고, 바다이야기게임사이트 기괴해지고 있단 점인데요. 그렇다면, 지금부터 들려드릴 이 사건, 과연 성범죄라고 할 수 있을까요. 먼저 상황을 듣고, 한 번 판단해보시죠. 어느 날부터인가, 여성A씨의 책상 위에서 수상한 체모가 계속 발견되기 시작했습니다. 책상 위 컴퓨터와 마우스는 물론이고, 자신이 입는 근무복에서도 같은 체모가 잇따라 발견됐죠. 참다못한 A씨, 결국, 자신의 자리에 사이다쿨 직접 홈캠을 설치했습니다. 그리고, 그 영상 속에서 발견한 범인의 정체는 정말 충격이었죠. 범인은, 평소 자신을 딸처럼 아껴준다던, 50대 남성 임원이었습니다. 자 그러면 이쯤에서, 다시 처음 질문으로 돌아가보죠. 자신의 체모를 반복해서, 피해자의 책상과 물건, 옷에 가져다 놓은 이 행위, 과연 성범죄로 볼 수 있을까요? 심지어 이와 비슷한 체액테러 사건에 바다이야기pc버전다운 서도 피해자들은 성적 수치심과 공포를 호소했지만 성범죄가 아닌 재물손괴로만 처벌되는 경우가 대다수였죠. 누가 봐도 성적 굴욕감과 공포를 주는 행위를, 왜 성범죄로 처벌하지 못하는가... 이건 입법 공백, 법의 사각지대 때문인데요. 그렇다면 정말 방법은 없는 걸까요. 현행법은 어떻게 달라져야할까요. 오늘 사건엑스파일에서 이 문제,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릴게임바다이야기 ◇ 이원화 : 안녕하세요. 사건엑스파일, 이원홥니다. 로엘 법무법인, 우지형 변호사와 함께 합니다. 변호사님, 어서오세요.
◆ 우지형 : 안녕하세요, 로엘법무법인 우지형 변호사입니다.
◇ 이원화 : 듣기만 해도 정말 소름이 끼치는 사건입니다. 남잔데도 기분이 찝찝한 느낌이 드는데, 여성분들이 얼마나 이 릴짱 상한 느낌이 들지 상상이 잘 안 돼요.일단, 어떤 일이 있었던 건지, 사실 관계부터 짚어주시죠.
◆ 우지형 : 네, 사건은 지난해 8월 인천의 한 업체에서 시작됐습니다. 30대 여성 직원 A씨는 출근할 때마다 자신의 책상에서 정체모를 체모를 발견하기 시작했는데요. 처음엔 우연이라 생각했지만, 노트북 사이, 마우스 패드 위, 심지어 의자에 걸어둔 근무복 주머니 안에서까지 반복적으로 발견됐습니다. 극도의 공포를 느낀 A씨는 사내에 CCTV가 없다는 점을 알고 개인용 홈캠을 설치했습니다. 그리고 영상에 찍힌 범인의 정체는 충격적이게도 평소 A씨를 딸처럼 아낀다던 50대 임원 B씨였습니다. B씨는 A씨가 출근하기 10분 전쯤, 빈 A씨의 자리에 접근해서 자신의 체모를 뿌리고, 마우스에 이물질을 묻히듯 손을 비비는 기괴한 행동을 일삼았습니다. 발각된 후 B씨는 "나도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 호기심이었다"는 황당한 변명을 남기고 퇴사했습니다.
◇ 이원화 : 행위 자체도 너무 기괴합니다만, 특히 더 논란이 된 지점은 이겁니다. 수사기관이 이걸 어떤 혐의로 봤냐. 성범죄가 아니었죠?
◆ 우지형 : 그렇습니다. 피해자는 가해자를 성폭력처벌법, 스토킹처벌법, 모욕, 재물손괴 등 4가지 혐의로 고소했지만, 경찰은 '재물손괴' 혐의만 인정하여 검찰에 송치했습니다. 나머지 성범죄와 스토킹 관련 혐의는 모두 '불송치' 결정을 내렸는데, 이는 가해자의 행위가 현행법상 성범죄의 '구성요건'을 충족하지 못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 이원화 : 이 방송을 듣는, 거의 대부분이 납득이 안 된다, 하실 겁니다. 누가 봐도 성적인 의도, 성적혐오감을 일으키는 행위인데 왜 성범죄가 아니라 재물손괴만 적용됐냐. 도대체 어떤 한계 때문에 이런 결론이 나온 거죠?
◆ 우지형 : 우리 형법상 강제추행이나 성범죄가 성립하려면 기본적으로 '사람에 대한 직접적인 신체 접촉'이 있거나, 폭행 또는 협박이 수반되어야 합니다. 하지만 이 사건 가해자는 피해자가 없는 '빈 자리'에서 '물건'을 대상으로 범행했습니다. 즉, 물리적인 강제력 행사나 신체 접촉이 없었기에 법리적으로 강제추행을 적용하기 어렵다는 것이 수사기관의 전형적인 해석입니다. 결국 성적 수치심을 유발했음에도 불구하고, 물건의 효용을 해쳤다는 '재물손괴'만 남게 된 것입니다.
◇ 이원화 : 그러면 많은 분들이 궁금하실 겁니다. 강제추행이나 성폭력처벌법 위반이 성립하려면 어느 정도의 접촉이나 행위가 있었어야 했던 건가요?
◆ 우지형 : 현행 실무에서는 가해자의 체액이나 체모가 피해자의 '신체'에 직접 닿거나, 피해자가 착용 중인 '옷'에 묻었을 때 비로소 추행의 가능성을 검토합니다. 옷을 벗어둔 상태에서 벌어진 일은 '사람'이 아닌 '물건'을 대상으로 한 행위가 되어버리는 입법 공백 상태인 것이죠.
◇ 이원화 : 단순 장난이나 일회성도 아니고, 계속 반복적으로 범행을 저질렀잖아요. 스토킹처벌법도 어렵습니까?
◆ 우지형 : 사실 이 부분이 가장 큰 쟁점입니다. 스토킹처벌법상 '물건 등을 두는 행위'는 명백한 스토킹의 한 유형입니다. 가해자는 수개월간 반복적으로 피해자의 전용 업무 공간에 불쾌한 물질을 두었으므로 반복성과 지속성이 인정됩니다. 하지만 수사기관은 가해자의 행위가 피해자의 생명이나 신체에 직접적인 위협을 가하는 수준에 이르지 않았다고 보거나, 체모를 법령상의 '물건'으로 보기에 소극적으로 해석했을 가능성이 큽니다.
◇ 이원화 : 아마도 이런 행위를 할 당시에 피해자가 몰랐기 때문에 이런 해석을 했던 거 아닌가 싶기는 한데요. 실무상에서 수사기관이 소극적으로 적용하는 데에는 이유가 있을 것도 같은데요.
◆ 우지형 : 수사기관은 '죄형법정주의' 원칙에 따라 법에 명시된 구성요건을 엄격하게 해석해야 합니다. 새로운 형태의 기괴한 범죄가 발생했을 때, 판례가 없는 상황에서 섣불리 성범죄를 적용했다가 무죄가 나오면 수사기관 입장에서는 부담이 됩니다. 특히 성범죄는 신상정보 등록 등 보안처분이 따르기 때문에 재판부도 신체 접촉이 없는 경우 매우 보수적으로 판단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 이원화 : 모욕죄는 어떻습니까?
◆ 우지형 : 모욕죄가 성립하려면 '공연성', 즉 불특정 다수가 알 수 있는 상태여야 합니다. 하지만 B씨는 아무도 없는 이른 아침 빈 사무실에서 은밀하게 범행했습니다. 피해자만이 그 결과를 확인했기 때문에 제3자에게 전파될 가능성이 낮다고 보아 공연성 미비로 처벌이 어렵습니다.
◇ 이원화 : 그런데 형사상 성범죄 성립 여부와는 별개로, 직장 내에서 상급자가 부하직원에게 이런 행동을 했다면 노동법적으로나 회사 내부 징계 치원에서는 또 다르게 평가할 여지가 있을 것 같은데, 직장 내 성희롱, 혹은 갑질, 문제 삼을 여지는 없겠습니까?
◆ 우지형 : 형사처벌과는 별개로, 노동법상으로는 명백한 '직장 내 성희롱'이자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합니다. 남녀고용평등법상 성희롱은 상대방에게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모든 언동을 포함하며, 반드시 신체 접촉을 요하지 않습니다. 실제로 동료의 텀블러에 체액을 넣은 공무원의 경우, 형사적으로는 재물손괴였지만 행정적으로는 "공직 사회에 대한 신뢰를 실추시킨 심각한 성희롱"으로 보아 해임 처분이 정당하다는 판결이 나온 바 있습니다.
◇ 이원화 : 방금 전 사건은 이른바 체모 테러였고, 이보다 더 자주 거론되는 게 체액 테러 사건이거든요. 신발이나 여성의 머리에 체액을 뿌리거나 텀블러나 음료에 넣어두는 그런 사건들도 있었죠? 실제 어떤 사건들이 있었는지 대표적인 사례들을 짚어주시죠.
◆ 우지형 : 네, 말씀하신 대로 정말 기가 막히고 황당한 사건들이 그동안 꽤 많았습니다. 첫 번째는 '텀블러 사건'입니다. 서울시의 한 공무원이 사무실에서 여성 동료의 텀블러와 생수병에 수차례나 자신의 체액을 넣은 일이었는데요. 이 사건으로 피해자는 사무실에서 물조차 마시지 못할 정도로 극심한 충격에 빠졌습니다. 두 번째는 대학교에서 벌어진 '신발 테러'입니다. 도서관 같은 공용 공간에서 여학생들이 벗어둔 신발에 몰래 체액을 묻힌 사건인데요. 공부하러 온 학생들이 가장 안전해야 할 학교 안에서 이런 끔찍한 일을 당한 겁니다. 세 번째는 많은 분이 기억하실 '버스 머리카락 사건'입니다. 시내버스 안에서 앞자리에 앉아있던 여성의 뒷머리에 체액을 뿌린 경우였죠. 그런데 당시 재판부는 피해자와 가해자 사이에 '직접적인 신체 접촉'이 없었다는 이유로 무죄 판결을 내렸고, 이 결과가 알려지면서 사회적으로 엄청난 공분을 샀습니다. 마지막은 최근 발생한 '차량 손잡이 사건'입니다.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 한 남성이 여성 이웃의 차량 조수석 손잡이에 체액을 바르고 달아난 사건인데요. 가해자는 같은 아파트 주민이었고, 피해 여성을 오랫동안 스토킹해온 정황까지 드러나 충격을 줬습니다.
◇ 이원화 : 그런데 이런 사건들도 대다수가 앞서 설명해주신 것과 비슷한 이유로 재물손괴로만 처리된 경우가 많았다고 하는데, 2024년 용산 카페 사건은 이례적으로 강제추행도 함께 적용됐다, 알고 있거든요. 어떤 차이가 있었던 거죠?
◆ 우지형 : 네, 용산의 한 카페에서 여직원의 음료에 체액을 넣은 20대 남성 사건입니다. 처음엔 역시 재물손괴로 입건됐으나, 피해자가 "극심한 성적 수치심과 공포를 느꼈다"며 강제추행 혐의를 적용해달라는 의견서를 적극적으로 제출했습니다. 경찰은 피해자의 음료 마시는 행위 자체를 가해자가 지켜보며 성적 만족을 얻으려 했다는 점 등 여러 정황을 고려해 이례적으로 강제 추행죄를 적용하여 송치했습니다. 이는 수사기관이 법리를 확장하여 적극적으로 해석하기 시작한 중요한 변화의 신호라고 볼 수 있습니다.
◇ 이원화 : 그러면 결국 다른 사건들도, 법 적용 가능성이 아예 없었다기보다 수사기관이나 법원이 얼마나 적극적으로 해석하느냐의 문제기도 한 거잖아요. 그렇다면 앞으로는 변호인들이 더 설득력있는 논리를 만들어서, 기존과 다른 판단, 다시 말해 의미 있는 판례를 끌어낼 가능성, 가능성이 적더라도 필요성, 어떻게 보세요?
◆ 우지형 : 충분히 가능성이 있습니다. 최근 법원은 신체 접촉이 없더라도 피해자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하고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는 행위에 대해 '성적 가해 행위'임을 명시하고 있습니다. 변호인들이 '미필적 고의'나 '물건을 이용한 간접적 추행' 논리를 더 정교하게 만든다면, 재물손괴를 넘어 성범죄로 단죄하는 판례가 쌓일 것입니다. 특히 이번 체모 사건도 피해자가 재수사를 요청한 만큼, 스토킹법 위반 혐의 등에 대해 전향적인 판단이 나올 가능성이 약 30~40% 정도 열려 있다고 봅니다.
◇ 이원화 : 그러면 어떤 방향의 법 개정이 필요하고, 가장 시급히 보완해야할 지점은 뭐라고 보세요?
◆ 우지형 : 성폭력처벌법에 '물건을 대상으로 한 성적 괴롭힘' 조항을 신설하는 것이 가장 확실합니다. 신체 접촉이 없더라도 성적 수치심을 줄 목적으로 타인의 물건에 오물을 바르거나 배설하는 행위를 명확히 성범죄로 규정하여, 성범죄자 알림e 등록이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수강 같은 보안처분이 가능하도록 해야 합니다.
◇ 이원화 : 사건엑스파일, 오늘 저희가 준비한 내용은 여기까지입니다. 여러분은 모두 변호받아, 마땅한 사람들입니다. 사건! 엑스파일! 여러분, 고맙습니다.
YTN 김양원 (newsfm0945@ytnradi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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