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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샤모니에 가야 할 이유를 하나만 꼽는다면 단연 몽블랑(Mont Blanc)이다. 해발 약 4,808m로 알프스에서 가장 높은 봉우리인 몽블랑을 가까이에서 바라볼 수 있는 대표적인 산악 도시가 바로 샤모니다.
몽블랑 / ©서숨
딱 일년 전인 지난해 9월, 샤모니를 찾았다. 내가 만난 9월의 샤모니는 맑고 쾌청해 날씨만으로도 행복한 여행지였다. 파란 하늘 아래 하얀 봉우리가 선명하게 보였고, 덕분에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갔을 때도 알프스의 풍경을 제대로 즐길 수 있었다.
그런데 예상보다 더 마음에 들었던 것은 마을의 풍경 그 자체였다. 샤모니는 마을 규모가 크지 않아 천천히 걸어서 둘러보기 좋다. 알프스 특유의 아기자기한 건물과 카페, 레스토랑, 아웃도어 숍이 이어지고, 조금 걷다 보면 건물 사이로 거대한 산이 모습을 드러낸다. 어느 한 곳을 찾아가지 않아도 마을 곳곳에서 알프스의 봉우리를 만나게 된다.
특별한 목적지를 정해놓지 않고 그냥 거리를 걷는 것만으로도 좋다. 카페에 앉아 잠시 쉬었다가 다시 걷고, 예쁜 건물이 보이면 사진을 찍고, 골목 끝에서 산이 보이면 잠시 멈춰 바라보는 식이다. 여행을 하다 보면 유명한 관광지를 하나씩 체크하는 것보다 이런 시간이 더 오래 기억에 남기도 한다.
샤모니 마을 풍경 / ©서숨
천천히 걷다 보면 자연스럽게 속도가 느려진다. 눈앞에 펼쳐진 산을 계속 바라보게 되고, 복잡한 일정 없이 걷는 것 자체가 하나의 휴식처럼 느껴진다. 샤모니는 산을 보러 가는 곳이면서도, 동시에 마을길을 걷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힐링할 수 있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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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모니 여행의 대표적인 코스는 역시 에귀 뒤 미디(Aiguille du Midi)다. 샤모니 시내에서 케이블카를 타고 약 20분이면 해발 3,842m까지 올라간다. 산을 직접 오르는 것이 아니라 케이블카로 이동하기 때문에 전문적인 등반 경험이 없어도 알프스의 높은 곳에 올라갈 수 있다.
정상에 도착하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몽블랑이다. 주변으로 높은 봉우리와 빙하가 이어지고, 시야가 탁 트여 스위스와 이탈리아의 알프스까지 볼 수 있다. 전망대에 마련된 유리 전망시설인 스텝 인 더 보이드(Step into the Void)도 유명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시설 보다는 눈앞에 펼쳐진 산 자체가 더 기억에 남았다.
[좌] 에귀 디 미디 [우] 몽블랑 / ©서숨
높은 산 봉우리 뿐 아니라 만년설과 빙하도 직접 볼 수 있다는 。이 매력적이다. 산악열차를 타고 올라가는 몽탕베르(Montenvers)는 메르 드 글라스(Mer de Glace)를 만나는 대표적인 여행 코스다. 톱니바퀴 산악열차를 타고 산을 오르는 과정부터 색다르고, 도착하면 거대한 빙하와 주변의 알프스 봉우리가 한 눈에 들어온다.
몽탕베르 열차 / ©서숨
조금 더 걷고 싶다면 락 블랑(Lac Blanc)도 추천한다. 에귀 루즈 자연보호구역에 있는 산정호 수로, 몽블랑 산군과 함께 알프스의 풍경을 감상할 수 있는 대표 하이킹 코스다. 하이킹이 부담스럽다면 브레방(Brévent)이나 플레제르(Flégère)처럼 케이블카를 이용할 수 있는 전망 포인트를 선택해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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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히 브레방에서는 몽블랑을 정면으로 마주할 수 있다.
몽블랑을 보며 온천을 하는 특별한 경험
샤모니에는 워낙 아름다운 장소가 많지만, 꼭 추천하고 싶은 곳은 따로 있다. 바로 QC떼르메 샤모니 몽블랑(QC Terme Chamonix-Mont-Blanc) 온천이다.
샤모니에 가기 전에는 산을 보고, 걷고, 사진을 찍는 것이 여행의 목적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막상 가보니 산을 바라보며 쉬는 시간도 꽤 중요했다. QC Terme에서는 따뜻한 물에 몸을 담근 채 알프스를 바라볼 수 있다. 특히 야외 풀에서 바라보는 풍경은 말을 잇기 어려울 정도로 아름답다. 눈앞에는 알프스의 거대한 산이 펼쳐져 있고, 몸은 따뜻한 물 속에 있다. 산에 올라가서 바라보던 풍경과는 전혀 다른 느낌이다. 굳이 무언가를 하지 않아도 된다. 그냥 물 안에서 산을 바라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샤모니에서 총 일주일을 머물렀는데, 저렴하지 않은 가격임에도 불구하고 두 번을 방문할 정도로 좋았다.
QC Terme / ©서숨
개인적으로는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온천 중 하나라고 꼽고 싶을 정도로 뷰가 인상적이었다. 온천 자체의 시설보다도 이곳에서만 볼 수 있는 풍경이 특별하다. 날씨가 좋은 날이라면 그 매력이 훨씬 커진다.
그래서 샤모니를 여행한다면 QC Terme는 시간이 남으면 들를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일정에 넣어두는 것을 추천한다. 하루 종일 산길을 걸은 뒤 따뜻한 물에 몸을 담그고 몽블랑을 바라보는 것으로 하루를 마무리하면 샤모니 여행이 훨씬 완성도 있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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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모니에서 김치를 만나다
쿨캣 김치핫도그 / ©서숨
샤모니 여행에는 의외의 재미도 있다. 샤모니에서 기억에 남았던 음식 중 하나는 쿨캣(Cool Cat)의 김치 핫도그였다. 알프스 최고봉을 보러 프랑스까지 가서 김치 핫도그의 맛이 기억에 남는다니 조금 의외지만, 여행이란 원래 그런 것 같다. 하루 종일 낯선 풍경을 보고 돌아다니다 익숙한 김치 맛을 만나는 순간이 생각보다 반갑다. 샤모니에서 뭘 먹을지 고민하고 있다면 김치 핫도그를 한번 시도해보길 추천한다.
샤모니 마을에서 본 풍경 / ©서숨
유명한 명소를 빠짐없이 찾아가는 것도 좋지만, 일정 중간에 아무 계획 없이 마을을 걷는 시간을 꼭 넣어보길 권한다. 이곳에서는 어디를 걷든 산이 보이고, 카페에 앉아 쉬는 순간에도 알프스가 배경이 되기 때문이다.
9월의 샤모니가 좋았던 이유도 여기에 있다. 날씨가 좋았던 덕분에 높은 곳에서 몽블랑을 제대로 볼 수 있었고, 산과 마을을 오가며 하루를 꽉 채워 여행할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꼭 특별한 장소에 갔던 순간만 좋았던 것은 아니다. 예쁜 마을을 천천히 걷고, 눈앞의 산을 바라보고, 잠시 쉬었던 평범한 시간까지 모두 좋았다.
이곳의 여행은 생각보다 다양한 방식으로 즐길 수 있다. 케이블카를 타고 알프스 최고봉을 바라볼 수도 있고, 산악열차를 타고 빙하를 만날 수도 있다. 체력이 된다면 하이킹을 할 수도 있고, 마을을 천천히 걸으며 시간을 보내도 된다. 그리고 하루의 마지막에는 온천에 몸을 담그고 다시 그 산을 바라볼 수도 있다.
알프스에서 가장 높은 산을 바라보며 걷고, 쉬고, 마음가는대로 여행하는 곳. 내가 만난 9월의 샤모니는 그런 곳이었다.
샤모니에서 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