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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멕시코에서 생산한 인공지능(AI) 서버와 반도체 등에 강화된 원산지 규정을 적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AI 하드웨어가 올해 자동차를 제치고 멕시코의 대미(對美) 수출 1위 품목으로 올라설 정도로 양국 간 관련 교역이 급증하자, 중국 기업 등이 멕시코를 통해 미국의 무역 장벽을 우회하는 것을 막으려는 움직임이 강화된 것으로 읽힌다.
일러스트=챗gpt
15일(현지 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협상에 정통한 관계자들을 인용해 미국 정부가 멕시코 측에 AI 하드웨어 생산 과정에서 북미 이외의 지역에서 조달하는 부품 비중을 제한하는 새로운 원산지 규정을 수용하도록 압박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적용 대상엔 반도체와 서버 등 AI 관련 장비가 포함된다.
미국과 멕시코는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 개정 협상의 일환으로 관련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양국 무역 당국은 이르면 다음 주 워싱턴DC에서 추가 협상에 나설 예정이다. 미국이 멕시코산 철강과 알루미늄, 자동차에 부과한 관세를 낮추는 방안도 논의될 것으로 전해졌다.
◇ 美 AI 열풍 타고 생산기지로 떠오른 멕시코
미국이 AI 장비의 원산지 규정 강화에 나선 배경엔 멕시코의 대미 AI 하드웨어 수출 급증이 있다. 미국에서 AI 데이터센터 투자가 확대되면서 멕시코가 주요 AI 장비 생산기지로 떠올랐다. S&P글로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멕시코의 AI 데이터센터용 컴퓨터 서버 수출액은 830억달러(약 113조원)로 전년 동기보다 170% 이상 증가했다. 이 중 94%가 미국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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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결과 올해 AI 하드웨어는 자동차를 제치고 멕시코 대미 수출 1위 품목이 됐다.
특히 미국 최대 육상 무역 관문인 텍사스주 러레이도를 통한 컴퓨터 수입액도 급증했다. 2021~2023년 연간 약 60억달러(약 8조원)였던 수입액은 2024년 134억달러(약 18조원), 지난해 308억달러(약 42조원)로 증가했다. 대니얼 코바루비아스 텍사스 A&M 국제대 무역 전문가는 “속도가 가장 받아들이기 어려운 부분”이라고 했다.
미국이 중국산 제품에 높은 관세를 부과하면서 중국으로부터의 수입은 줄었지만, 대만 기업들은 멕시코 생산시설을 활용해 미국의 AI 수요에 대응하고 있다. 폭스콘 등 대만 기업들은 멕시코 생산시설에서 엔비디아 등 미국 기술기업에 공급하는 AI 서버와 부품을 생산하고 있다. 이들 기업은 새로운 원산지 규정이 도입될 경우 북미산 부품과 아시아산 부품의 조달 비중에 따라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WSJ는 전했다.
미국은 이 과정에서 중국을 비롯한 북미 이외의 지역에서 생산된 부품이 멕시코에서 조립된 뒤 미국으로 들어오는 등 무역 장벽을 우회할 가능성을 경계하고 있다. 공화당 소속 버니 모레노 상원의원은 “중국은 서반구를 통해 들어와 우리의 무역협정을 우회하고 실제로는 중국산인 제품을 멕시코산인 것처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멕시코와 캐나다가 무역 제한을 우회하는 관문이 되도록 해선 안 된다”고 했다.
◇ 中 우회 수출 막는다… AI에도 원산지 규정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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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미국 협상단은 현재 자동차에 적용되는 것과 유사한 원산지 규정을 AI 장비를 비롯한 다른 산업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현행 USMCA에 따라 자동차가 무관세 혜택을 받으려면 부품의 75% 이상을 북미에서 조달해야 한다.
다만 AI 장비에도 ‘북미산 75%’ 기준을 그대로 적용하겠다는 건 아니다. 협상은 초기 단계로, 미국은 산업별로 북미 또는 미국에서 조달하도록 요구할 부품 비율이나 기업에 부여할 전환 기간 등을 아직 구체적으로 제시하지 않았다.
특히 AI 장비뿐 아니라 의료장비 등 다른 제품으로 원산지 규정 강화가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지난 7월 전자제품과 의약품 등 전략 산업의 USMCA 원산지 규정을 강화할 수 있다며 멕시코 정부와 미국으로 생산을 되돌릴 수 있는 산업을 파악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멕시코도 중국을 무역 경쟁국으로 보고 중국산 수입품에 관세를 높이는 한편, 중국산 제품이 멕시코를 거쳐 미국으로 무관세 수출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 다만 미국산 부품 사용을 직접 요구하는 방식엔 북미 자유무역 체제를 훼손할 수 있어 경계하고 있다. 업계에서도 원산지 규정이 새로운 산업으로 확대되면 행정 부담과 제품 비용이 함께 늘어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과 멕시코가 관련 협상을 진행 중인 것과 달리 미국과 캐나다는 아직 USMCA 개정을 위한 공식 협상을 시작하지 않은 상태다. 양국의 관세 문제를 둘러싼 갈등이 깊어지는 가운데 미국의 새로운 원산지 규정은 향후 캐나다와의 USMCA 협상에도 변수가 될 전망이다.
어지는 가운데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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