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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시장의 성장 둔화와 글로벌 경쟁 심화에 직면한 배터리 업계가 인공지능(AI)과 에너지저장장치(ESS), 리사이클링에서 새로운 돌파구를 찾고 있다. 배터리 개발 기간을 단축하기 위한 AI 기술부터 사용후 배터리에서 핵심 원료를 회수하는 자원순환 기술까지 배터리 산업의 미래 먹거리가 한자리에 모였다.
21일 서울 코엑스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BATTERY KOREA 2026'에서는 배터리 소재·부품·장비와 리사이클링 분야 기업 및 기관들이 최신 기술과 사업 전략을 선보였다. 차세대 배터리 연구개발(R&D), 생산 효율화, 재사용·재활용 등을 아우르는 기술과 솔루션이 소개됐다.
행사는 배터리 소재·부품·장비부터 전기차 충전 인프라, 에너지저장장치, 사용후 배터리 재활용까지 배터리 산업 전반을 다뤘다. 하루 동안 3개 트랙에서 20여개 강연과 교육 프로그램이 마련됐으며, 기업·기관의 기술 전시와 시연도 함께 진행됐다.
특히 올해 현장에서는 단순히 배터리 생산능력을 늘리는 것을 넘어 개발 기간을 단축하고 생산 효율을 높이는 기술과 새로운 수요처를 확보하려는 전략이 부각됐다. AI를 활용한 연구개발 혁신과 ESS 시장 확대, 사용후 배터리에서 핵심 원료를 다시 확보하는 자원순환 등이 주요 화두로 떠올랐다.
◆배터리 개발에도 AI…ESS로 넓어지는 시장
이날 현장에서 특히 눈길을 끈 것은 배터리 산업에 빠르게 스며들고 있는 AI였다. 이재헌 LG에너지솔루션 Cell선행개발그룹장은 배터리 소재 탐색부터 셀 설계, 성능·수명 예측, 제조 공정에 이르기까지 AI를 활용하는 연구개발 전략을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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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체적으로 배터리 개발 초기 단계에서는 AI와 계산·시뮬레이션 등을 활용해 방대한 후보군에서 유망한 소재를 선별한다. 이후 요구 성능을 토대로 최적의 셀 설계안을 도출하고, 배터리의 성능과 수명을 사전에 예측한다. 제조 단계에서는 실시간 생산 데이터를 활용해 공정을 최적화하고 불량이나 이상 징후를 탐지하는 데 AI를 적용한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처럼 소재 탐색→셀 설계→성능·수명 예측→스마트팩토리 고도화로 이어지는 배터리 개발·생산 전 과정에 AI를 접목해 연구개발의 '타임 투 마켓(Time-to-market)'을 단축하고 제조 운영 효율을 높인다는 구상이다.
배터리 시장의 적용 영역도 전기차에서 ESS 등으로 넓어지고 있다. 특히 막대한 전력을 사용하는 AI 데이터센터가 확대되면서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뒷받침하는 ESS가 배터리 업계의 주요 수요처로 주목받고 있다.
ESS에 요구되는 배터리 성능도 변화하고 있다. 전기차에서는 제한된 차량 공간에서 주행거리를 늘리기 위해 에너지 밀도가 중요한 요소로 꼽혀왔다. 고정형 설비인 ESS는 과거 상대적으로 에너지 밀도의 중요성이 낮다는 인식이 있었지만, 최근에는 설치 공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필요성이 커지면서 에너지 밀도 역시 중요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재헌 그룹장은 배터리 산업의 적용 영역이 전기차에서 ESS 등으로 확대되면서 시장이 요구하는 배터리 성능과 기술 역시 변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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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를 활용한 연구개발 혁신과 함께 새로운 수요처에 맞춘 배터리 기술 고도화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는 취지다.
◆폐배터리도 다시 자원으로…순환 생태계 부각
전시장에서는 새 배터리를 만드는 기술만큼이나 다 쓴 배터리를 다시 자원으로 돌리는 기술도 눈길을 끌었다.
국가배터리순환클러스터 전시 공간에는 배터리 셀과 함께 사용후 배터리 등을 파·분쇄해 만든 블랙매스가 전시됐다. 블랙매스는 니켈·코발트·리튬 등 유가금속을 함유한 재활용 중간 원료로, 이후 추출·정제 과정을 거쳐 황산니켈·황산코발트·황산망간, 수산화리튬 등 배터리 재생원료로 활용할 수 있다.
국가배터리순환클러스터는 사용후 배터리의 성능평가부터 블랙매스 제조, 유가금속 회수 등 배터리 순환이용 전 공정의 연구·실증을 지원한다. 클러스터가 위치한 경북 포항은 2023년 국가첨단전략산업 이차전지 특화단지로 지정된 지역으로, 양극재 산업을 중심으로 관련 밸류체인과 배터리 순환이용 기반을 확대하고 있다.
사용후 배터리에서 원료를 다시 확보하는 자원순환은 원료 조달 부담을 낮추고 공급망을 다변화할 수 있다는 .에서도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배터리 생산과 사용에 그치지 않고 회수와 재활용을 거쳐 다시 소재로 투입하는 순환 구조를 구축하는 것이 배터리 산업의 또 다른 경쟁력으로 떠오르는 이유다.
이날 현장은 배터리 산업의 경쟁 무대가 전기차용 배터리 생산량 확대를 넘어 AI를 통한 연구개발 혁신, ESS 등 새로운 수요처 확보, 사용후 배터리 자원순환으로 넓어지고 있음을 보여줬다. 배터리를 얼마나 많이 생산하느냐뿐 아니라 얼마나 빠르고 효율적으로 개발하고, 어디에 활용하며, 사용 후 원료를 어떻게 다시 확보하느냐까지 경쟁의 범위가 확장되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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